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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9 090708_굿바이 문에이스 1
The Sports2009. 7. 9. 00:16

오늘하루.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뉴스중의 하나.
문동환선수, 윤재국선수, 최상덕선수, 디아즈선수 웨이버공시 및 정민철선수 플레잉코치로 보직변경.

이글스 팬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구단이 이제서야 제대로된 세대교체의 의지를 약간이나마 보여주는 것 같아 사실 반가운 소식일 수 있겠지만, 역시나 어떤식으로든 팀에 보탬이 되었던 적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맘 한구석이 아련해지는것은 어쩔수 없다.

쌍방울의 유망주였으나 두번의 큰 부상으로(서승화 이자식-_-) 맘껏 자신의 실력을 펼칠수 없었던 불운한 선수. 
김인식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팀내 외야유망주들의 앞길을 막고있다, 감독의 양아들이다 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었고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윤재국선수.

역시 이번시즌 자유계약으로 영입되어 시즌초 패전처리로 나름 제몫을 해주었지만 결국 재기에 실패한 최상덕선수.

그닥 말하고 싶지도 않은..올시즌 한화 추락의 원인중 하나 디아즈선수. 수비부터 다시배워라.

정민철선수는...하아...생각만 해도 가슴한구석이 아려오지만 어쨌든 방출은 아니고 언젠가 제대로된 은퇴식과 함께 이글스맨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잠시 뒤로 미뤄놓기로 하고...

그리고 문동환..문에이스..


현재 이글스팬들의 속을 무척이나 썩이고 있는 유전어선수의 아버지 유감독의 업적중 하나로 평가되는 것이 바로 문동환선수의 영입과 재활 성공이다. (물론 그 결과물은 김인식감독이 쏙 빼먹게 되었지만)

영입 당시 아마시절의 위력과 롯데에서의 짧지만 임팩트있었던 전성기를 기억하며 나도 상당히 환영하는 입장이었지만 역시 부상경력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반 걱정반이었던것도 사실이었다. 

2004년 시즌 최다패 투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여튼 계속된 출장으로 경기감각이 살아났고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05, 06시즌 당시 암흑기였던 한화에서 선발진의 한 축을 훌륭하게 맡아주며 갖게된 팬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문에이스'라는 애칭.

특히 2006년 혜성같이 나타난 구세주 현진이와 함께 참으로 오랜만에 어느팀도 부럽지 않은 원투펀치를 보유할수 있게 해줘 객관적인 전력상 한참 모자랐던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구경시켜 주었으며 포스트시즌에선 중간계투로 전환 굳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이글스맨으로 다시 태어나 제3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문동환 선수.

그러나 부상전력이 있던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한 결과였는지 아니면 불가항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007년 시즌중 부상 이후로 1군에서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고, 올시즌 초토화된 마운드의 한줄기 빛이 되어주길 바랬지만  급한 마음에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몸으로 복귀를 서두르다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나보다.

사실 커리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품성으로 보나 그리고 재활에 대한 노하우도 있을테니 충분히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겠지만, 다른팀이 아닌 한화에서는 결국 충청지역 진골(대전고)출신인 정민철선수에 밀릴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게다가 이글스에 앞으로 한자리씩 챙겨드려야 할 분들이 좀많아야지..참..물론 그만큼 연봉으로 보상해주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웬지 팽하는듯한 기분이어서 영 맘이 편치 않다.

그를 살려낸, 그리고 그가 살려낸 한화 유니폼을 입고 1군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져주는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연장으로 이어진 지루한 승부속에서 다음날 선발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청해서 불펜에서 몸을 풀던 모습이 떠올라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진다.

함께 웨이버공시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그가 그동안 보여준 임팩트, 성과, 팀에대한 헌신을 생각할때 민철옹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예우는 해 주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강제은퇴가 아닌 타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한명의 투수가 아쉬운 팀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즌중에 방출하는 것으로 보아 구단에서도 더이상의 재활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렇다면 다른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는것도 그리 쉽진 않아보이고 사실상 은퇴의 수순을 밟는다고 보여지는데, 이러한 구단의 처사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00년이후 지금까지 한화야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온 팬으로서, 문동환이란 이름을 절대 이런식으로 취급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맘 한구석으로는 한화에 자리가 없다면..고향팀 롯데에서 받아주어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그리고 새로운 야구인생의 시작을 도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현대피닉스에 가지않고 2년일찍 프로에 뛰어들었다면..

지난시즌, 그리고 올해까지도 목놓아 소리소리질렀던 리빌딩. 팀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면, 그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누군가는 물러나야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냉정한 이성만 가지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야구. 피를 흘리며 생살을 베어내는 아픔을 거름삼아 이뤄질 세대교체로 5년후, 10년후에 리그 최강자로 비상할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그려본다.

굿바이 문에이스. 당신이 마운드에 서 있을땐 언제나 든든했습니다. 이글스의 어둡던 시절 그나마 당신 덕분에 많이 즐거웠음을 기억하며 훗날 정말 대단한선수였노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언제든 어느팀에서든 만약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아니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안녕. No. 16.

              스탯 출처 : 네이버
Posted by Driftw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