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vie2013. 4. 22. 00:31

이것은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태초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고...

큐 개봉을 며칠 앞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옛 기억들을 뒤적이다가 하드디스크에서 그날 찍었던 몇 장의 사진을 찾아냈다. 늘 이런 식이다.  왜 찍어놓고 올리지를 못하니. 여튼. 그 사진들로부터 그날 상영관 안의 들뜬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2009년 11월 25일 코엑스 메가박스 서태지 M관.

6월에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거의 5개월에 걸친 기다림이 끝나는 날이었다. 슬슬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던 즈음 국내 개봉이 확정되었고 - 이것은 이번 큐 개봉도 마찬가지였다 - 개봉일보다 일주일 이상 일찍 볼 수 있는 메리트와, 에바 팬들을 대놓고 노린 저 쇼핑백 속의 스페셜한 내용물 때문에라도 이것은 꼭 참여해야만 했던 이벤트. 치열한 예매전쟁에서 승리하여 마침내 손에 쥔 한장의 티켓. 그것은 오타쿠 매니아의 인증서이자 자부심의 표시였고, 새로운 시리즈로서의 에반게리온의 출항을 함께 할 수 있는 탑승권이었다. 서는 기존 시리즈의 재탕이었으니까.

코엑스와 잠실야구장이 코앞에 있다는 것은 우리 회사의 큰 장점이다. 버거킹에서 베이컨더블치즈버거로 저녁을 간단히 때우고 들어선 코엑스 메가박스는 입구에서부터 평소와 달랐다. 퀄리티는 둘째치더라도 나름 이번 이벤트에 신경쓰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한손에 전리품인 쇼핑백을 든, 누가 보더라도 같은 기대와 같은 설레임을 품은 사람들.

한참을 그렇게 로비에서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다가 당시에 아마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가장 큰 관이었던 서태지 M관으로 입장.

자리에 앉아서 이제나 저제나 시작할까 마음졸이고 있는데 뜬금없이 에반게리온 파 홍보대사라며 잘 모르겠는 아이돌같은 애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티아라란다. 뭐 지금은 나름 유명하다 하겠지만 이때만해도..몇번 들어보긴 했는데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관심도 없고..그사이에 얘들도 부침이 꽤나 많았구나. 새삼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뭐 자기들도 에반게리온을 좋아한다며..에반게리온은 삼각관계 이야기라며 - 사실 이때 쥐뿔도 모르는 애들 델다놓고 에바의 인기에 편승해서 이름이나 알리려 한다고 속으로 조금 발끈 하긴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딱히 틀린 얘긴 아니잖아? - 여튼 장내의 시큰둥한 분위기에 압도된 것처럼 그렇게 존재감없는 홍보대사의 소개순서는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이봐요. 우린 현실의 예쁘장한 여자애들 따위엔 관심이 없어요. 그걸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그날 집에와서 바로 끄적인 예전글이 있으니 이쯤에서 줄이도록 해야겠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같은 쇼핑백을 손에 든 채 잔뜩 들뜬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하던 지하철 같은칸의 청년. 정말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구요.-_- 이날 이후 개봉일에 가장 큰 화면에서 보고싶은 마음에 영등포CGV 스타리움관에서 보고, 포스터 준다는 말에 또보고 두번보고. 총 극장에서만 다섯번을 보았다. 앞으로 별로 깨질것 같지 않은 나만의 기네스북인걸로..

다시 현재로 돌아와보면 큐는 정말 개봉 확정되는 마지막까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한다, 안한다, 수입사가 망했다..결국 4월초로 확정이 되었다가 날짜도 바뀌고..꼭 파 때와 같이 5개월 가까이 각종 스포들을 피해다니느라 수고했다 김버들! 내가 이꼴을 되풀이하기 싫어서 일본어를 배운건데... 큐는 꼭 개봉일에 일본에 가서 보겠다며. 결국 그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서 어설프게 절반만 알아들으며 보느니 깔끔하게 번역된걸로 보는게 역시 낫겠다며 깨끗이 포기했지만 여튼 그렇게 1년간 공부한 일본어를 지금 쏠쏠하게 써먹고 있다는 훈훈한 후일담...

이번엔 이런 이벤트는 없다. 다만 상영일 전날 저녁에 큰 상영관에서 하는 전야상영 금요일에 서 파 큐 연속상영이 있긴 한데..굳이 체력 깎아먹어가며 연속상영까지 볼 필요는 없을것 같고. 그냥 전야상영만 보기로 했다. 덕분에 수요일에 퇴근하고 영통까지 가야된다. 젠장.

이날 그곳에 흘러넘치던 순수한 열정, 마지막 30분간의 놀라운 집중도는 어떤 극장에서도, 어떤 영화제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차회예고의 마지막 장면에서 떠져나오던 함성과 박수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감상에 잔뜩 젖어 마지막으로 던져보는 무리수.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정제된 마음들이 아닐까. 스티브 잡스도 빌 게이츠도 결국은 오타쿠일 뿐인데...

 

 

 

 

Posted by Driftwood
The Movie2012. 8. 8. 23:28

 

 

2012.7.31. 신촌 메가박스 17:20

 

그토록 기다려왔던 지산락페가 끝나버렸다는 공허함. 게다가 휴가 마지막날이라는 절망감 속에 선택한 매우 즐거웠던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유럽에 가본적이 없으니 파리에 가본적은 당연 없다. 나에게 있어 파리란 그저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뿐. 그나마 최근에 본것들은 '사랑해, 파리'라던지 홍상수감독의 '밤과 낮' 일까..그리고 좀 뭐하지만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정도?

 

보통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그 자체로도 예술이 된다고 하는 파리의 풍경을 맘껏 담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으며,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 당신에게 파리 여행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저기! 가본적 있는데' 하면서 잠깐씩 추억에 잠길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Driftwood
The Movie2012. 6. 25. 00:06

 

 

2012. 6. 18. PM 8:00 아트하우스 모모

 

이영화는 사실 극장에서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었다. 상영관도 많지 않은데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상상마당과 아트하우스 모모, 그리고 회사에서 가까운 메가박스에서 그래도 하루에 한두타임이나마 꾸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언제든 맘만 먹으면 볼수 있을것같은데 막상 시간을 맞춰보면 어긋나서 계속 다음에..다음에..하다가 겨우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아무런 약속도 없던 월요일 저녁.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중의 하나인 라이언 고슬링이 나오는 뭔지 모르지만 여튼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라는 사전정보만 가지고 들어간 극장에서의 두시간은..무거웠다. 삶의 무게가 느껴졌기 때문에.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했던 두 사람에겐 너무나도 가혹하고 무거운 삶의 무게가..'레볼루셔너리 로드' 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는 영화다.

 

첫눈에 반한 두근거림과 솔직한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과거와, 그렇게 맺어진 이후 현실의 벽에 부딪혀 가며 이미 식어버리고 감정의 골이 생겨버린 현재를 교차편집하면서 각각을 무서우리만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연애시절은 아름다움과 기쁨에 포커스를, 그리고 결혼생활은 짜증과 슬픔에 포커스를 충실하게. 남과 여, 과거와 현재 어느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어떤식으로도 엮어주지 않으면서 그저 관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 과거의 사랑이 아름다웠던 것은 시궁창같은 현실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쪽이. 아름다운 사랑보단 슬픈 현실이 보다 공감이 갔다. 난 썩었어. 두 배우의 연기만으로 - 구체적으로 그 상황을 묘사하지 않았어도 - 이미 영화속의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살얼음을 밟는듯한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지나면서 더이상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생겨나 버린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절절히 느껴졌다. 굳이 과거의 연애와 대비시키지 않더라도. 감독은 결론을 짓지 않았지만 영화가 더 진행된다 하더라도 두사람의 재결합은 쉽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이건 썩어버린 내 생각일 뿐이고, 그속에서 희망을 발견한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

 

결론은 사랑만가지고는 결혼 못해! 인가. 이 무슨 사랑과전쟁스러운...물론 그게 감독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여담이지만 영화 보고 난 후에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의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추함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가'라는 앤디 워홀의 말을 인용하더라. Ah..딱인데? 그리고 과거는 수퍼 16밀리 카메라에 100% 핸드헬드, 반대로 현재 시점은 HD 카메라를 고정해 둔 채 촬영했다고 한다. 가만보니 이영화. 건축학개론과 닮아있다. 감독의 첫영화이며 수년간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이는 제작자가 없어 수정에 수정을 거친것,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교차방식.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딘의 기타반주와 우스꽝스러운 노래에 맞춰 쇼윈도 앞에서 탭댄스를 추는 신디. 그리고 엔딩크레딧 좋다. 혹시 이후에 이 영화를 보러갈 사람이 있으면 꼭! 엔딩크레딧까지 보고 나오길..

 

아 그리고...현재의 라이언 고슬링..웬지 김상억이랑 닮았어 굉장히..얼굴뿐만아니라..

Posted by Driftwood
The Music2012. 6. 17. 23:01

아우..간만에 글쓸라니까 이거 에디터가 싹다 바뀌어서 한참을 헤맸네.

 

쓸쓸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 보컬리스트들을 좋아한다. 지나치게 꺾어도 안돼. 허스키해도 안돼. 그저 맑고 청아하게 쫙쫙 질러대는 그런 보컬.

 

우선 내 영원한 이상형 옆나라의 사카이 이즈미상(ㅠ.ㅠ)이 있을테고

 

우리나라엔 러브홀릭 시절의 지선. 그리고 윤하가 있다. 기나긴 전 소속사와의 분쟁을 끝내고 난 윤하의 컴백소식

 

 

 

6월 28일 앨범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음원은 존박과의 듀엣곡. 존박이라? 그럼 설마 뮤직팜에 들어갔나? 했는데 그건 아닌거같고

 

윤하랑 존박이랑 나이가 같다는건 함정? 노래는 그냥 무난하고 덤덤하게 잘빠진 발라드다.

 

여튼 소속사가 정해지긴 한것같은데 돌아가는 정황상 아무래도 걍 1인기획사인것 같다.

 

파스텔 아니면 안테나로 갔으면 했는데..얘는 그냥 혈옹 바지가랑이 잡고 늘어져야 성공할것 같은데..

 

 

윤하 노래중에 내가 젤 좋아하는 노래는 우습게도 본인앨범에 있는 곡이 아니다.

 

극한을 넘나드는 곡을 만들어 객원가수에게 수여하여 괴롭히는 악취미의 혈옹이 윤하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쥐어짜서 만들어낸

 

희대의 명곡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위 동영상에선 유감스럽게도 클라이막스가 빠져있는데 물론 일부러 뺐겠지. 공방인데 나같아도 뺐어.

 

노래 끝나고 어쩌면 이런 명곡을 선곡하셨냐는 혈옹의 뻔뻔한 자화자찬 멘트가 이어졌던걸로 기억하는데..

 

(유스케 동영상이 짤린관계로 뮤직비디오로 대체!)

 

 

그리고 어제. 불명에 나타났다.

 

(이 동영상 역시 짤린 관계로 나가수 먼훗날에 영상으로 대체)

 

.........................................노래는 여전히 참 잘하는데

 

.........................................머리도 여전히 크구나 -_-

 

둘이 비슷한점이 많다며(난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윤하랑 아이유를 vs의 제물로 만드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저놈의 머리 얘기만 나오면 내가 할말이 없어요 아주그냥...살을 좀 찌우던지 코디를 비싼애를 쓰든지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보인다.

 

 

선공개된 음원은 나름 만족스럽고. 28일에 들어봐야 알겠지만 이번앨범 좋은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그간 고생 많이 했으니..

 

그러니까 지금 보고있는 당신도 한장 사시고..

 

다시 말하지만 휘성같은애랑은 놀지말고 노랑머리도 두번다시 하지 않는걸로..

 

그저 혈옹이 내 운명이거니...하고 묵묵히 굳은일하며 버티면 좋은날이 올게야. 화이팅!!

 

P.S. 플러그인으로 유튭링크하니까 편하긴 한데 어딘가 무언가 좀...거시기 하다.

 

Posted by Driftwood
The Concert2012. 6. 17. 17:58

여기를 버려둔지..어언..

솔직히 난 한 6개월쯤 됐나보다 했었는데..2년이 훌쩍 넘었다니 -_-

하긴...마지막 글이 시즈오카에 가니 어쩌니 하는 거였으니(결국 못갔지)

여튼 불쌍한 블로그다. 주인장이 한창 글쓴다 할때도 고작 한달에 하나? 그것도 모자라 2년이 넘게 방치해 두고..

 

이제부터 글 사진 열심히 올릴께요!! 하는 낯뜨거운 말따윈 하지 않겠다!!!

난 그저..일요일 오후에 할일이 없어서 모처럼 여기 들어왔다가 그래도 카니발 공연 사진은 마무리를 지어야할듯해서 부랴부랴 올리는것 뿐이고..

이러고 또 한 1년 걍 냅둘수도 있는 일이지만..이왕 다시 찾은거 생각날때마다 하드에 숙성중인 사진이나 몇장씩 올리는걸로..

 

보고온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공연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인생 최초로 예매에 실패하고 닥친 멘붕과 김동률닷컴에서 몇날며칠 잠복했던 그 노고를 충분히 보상받을만한 멋진 공연이었으며

내심 기대했던 카니발 2집은 여지껏 나오지 않는것을 보니 물건너간거고 그저 20주년 공연이나 해주면 감지덕지겠고

친구들을 위해 홍콩에서 날아온 동욱님의 우정이 빛났고 요즘 엠씨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진표님의 아우라에 다시한번 감탄!!

개인적으론 내낡은서랍속의바다..적님이 피아노치면서 노래부르고 무대밑에서 서서히 올라오는 진표님의 모습이 이 공연의 베스트였다.

 

근데 새삼 느끼는거지만 30D 색감 진짜 좋다. 괜히팔았나.. 캐논은 하여튼 가면갈수록 좀 이상해지는것같아.

 

 

 

 

 

 

 

 

 

 

 

 

 

 

 

 

 

 

Posted by Driftwood
The Place2010. 3. 21. 11:37

http://jpnews.kr/sub_read.html?uid=4068

이런...장사 잘하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_-;
안그래도 어디 다시 세워질지 궁금했는데..건프라공장이군 -_-
빔샤벨이라니..빔샤벨이라니..ㅜㅠ

...이렇게 건담을 동경하는 소년은 올해에도 일본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시즈오카는 어디냐!!

Driftwood, 行きます!!

P.S 근데 이왕이면 그분의 자쿠도 좀 어케 안될까나..

Posted by Driftwood
The Concert2010. 3. 17. 23:14
다음은 적님 사진 스페셜!
아무래도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자체가 률님보다 적님이 다소 동적인(?) 관계로
상대적으로 건져낸 사진수는 적지만..개인적으로 만족하는 것들이 몇개 있어서 그래도 다행.





























Posted by Driftwood
The Concert2010. 3. 16. 23:52
Flashback 시리즈 그 두번째!!

1997년 10월..대학생활이 점점 꺾여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별 고민없이 모든것을 즐기던 시절.
향음악사, 녹색극장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그때.
진짜배기 뮤지션들의 전성기의 음악을 실시간으로 함께 할수 있었고 그 문화를 맘껏 소비할 수 있는 신분이었다는 것을
자랑스레 떠벌려도 부끄럽지 않을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

넥스트도 좋았고 윤상도 좋았고 그래서 노땐스도 좋았다.
전람회도 좋았고 패닉도 좋았고 그래서 카니발도 좋았다.
(최고란 단어를 남발하는것 같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와 최고가 만나 만들어낸 최고의 결과물들.
지금들어도 10년전 그대로의 느낌. 10년 후에 듣더라도 역시 마찬가지일것같은 느낌.

여튼 그 둘이 11년만에 그 하나의 이름으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수도 있을 무대에 함께 섰다.
지독했던 예매전쟁에서 승리하여 그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행운이었다.
과연 카니발의 이름으로 만들어낸 다음앨범, 다음공연을 기대할수 있을까?

더이상 주절주절 감탄사만 늘어놓을 필요 없고, 동률님 사진 올라가겠다.
앞으로도 Flashback 시리즈는 거의 포토로그식이 되지 않을까나.












































Posted by Driftwood
The Shopping2010. 2. 17. 23:37


2007년 5월 27일. 뜬금없이 날아든 슬픈 소식.
그녀의 맑은 목소리는 언제들어도 참 좋다. 외모는 덤. 한때 싸이에 '내 이상형이오'를 연발하며 도배했던 사진의 주인공.
이연희도 후지모토 미키도 아닌. 실제의 내 이상형.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1년이 막 지난 2008년 5월 28일 발매된 싱글박셋 Zard Premium Box 1991-2008.
그녀가 발표한(사후 포함) 44장의 싱글이 모두 있는데. 38,000엔이란 가격이 문제가 될까.

지금같았으면 일본아마존을 이용했겠지만, 그때만해도 뭔지 모를 두려움에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 2009년 7월 16일 주문.
그리고 2009년 7월 28일 도착.



취급주의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사실 물건너오는 물건이다보니(유상무상무?) 어느정도의 흠은 각오하고있었는데..그렇게 부탁 안했으면 던질수도 있었다는 얘긴가? -_- 여튼 못참겠다. 개봉!



뽁뽁이로 싸긴 했지만 어쩜 저렇게 딱맞는 박스에 포장했을까. 다른데는 몰라도 모서리 한두군데는 나갔겠구나.
산뜻한 하늘색 박스 정면에 새겨진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질끈 묶은 머리 실루엣을 보니 괜히 콧날이 시큰해진다.





역시나 모서리 흠집. 뭐 팔것도 아닌데 어떠리. 이게 내 눈앞에 있다는게 중요한거지.







깔끔하긴 해도 확실히 가격대비 고급스러운 패키지는 아니다. 그래 뭐 그녀도 수수했으니까. 너무 쉴드치는거 아닌가 이거.







첫싱글 'Good-bye My Loneliness'부터 순서대로 차곡차곡..





'마케나이데' 각각의 포장은 저렇게 되어있다.



맨끝의 하늘색은 특전DVD, 디스코그래피, 앨범 자켓 카드.





그리고 이녀석은 여전히 내 책꽂이 한구석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처음왔을때 말곤 거의 빼보지도 않고.
이렇게 오래전에 찍어둔 사진을 하나둘 올리다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러고보니 3주기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아. 이건 여담인데. 이거 그 사이트에서 375,000원에 샀었는데 지금보니 498,000에 팔고있다. 물론 환율때문이겠지. 역시 지름은 때가 있는법! 
Posted by Driftwood
The Place2010. 2. 15. 21:02
너무 오래 쉬었나. 올해들어 처음 뭔가 적어볼 맘이 생겼다.
다녀온지도 거의 반년이 지나 이제는 그저 그것이 거기 있었다는것만 기억과 사진 몇장만 남아버린 현실.
하지만 입춘이 지났어도 여전히 겨울인 지금 여전히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그날의 더위 -_- 아 정말 더웠지..

이제 이 뜬금투어의 클라이막스로 가는 긴 여정이 시작된다(두둥!)
(주의) 주인장의 성향상 특정 대상에 대한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이 약간 있을수 있으니 부디 조심하시길....
난 미리 경고했다?



야마노테센에서 오다이바행 유리카모메를 타려면 심바시역에서 내려야 한다. 어딜가나 잘되어있는 환승안내.



환승역은 실외로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던 유리카모메 심볼.





하네다공항에서부터 지겹도록 보아왔던 것이지만..유리카모메 심바시역에서는 특히 눈만 돌리면 홍보물을 볼수 있었다. 아..정말 이런 나라라니..
게다가 엄청난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물론 다 저걸 보러온것은 아니겠지만(이때는 토요일 오후였다)
입구부터 표사고 들어가는데까지 계속 줄서서 들어갈줄은 정말 몰랐는데(동선정리도 제대로 안될정도로 완전 난장판 수준이었는데..사람들 정말 질서 잘지키더라)..그렇게 줄줄이 플랫폼 들어가서도 두대정도 그냥 보내야 했다.뭐 중간에 탈맘이 있었으면 더 일찍 탔겠지만..그래도 첨타보는건데 앞칸에서 봐야한다는 어디서 들어본지 기억도 안나는 팁(?)이 생각나는 바람에-_- 사실 촌티 뭐 근데 아예 첨부터 끝까지 맨앞에서 줄창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더라. 사실 티좀 나면 어떤가. 그러려고 온 여행인데.



무인열차는 그렇게 꾸역꾸역 레인보우브릿지를 건너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것은?



보인다... 나에게도, 적이 보인다!(....-_-)
오른편에 수줍게 모습을 나타낸 연방의 하얀악마 그것. 이번 원정의 모르도르.
웬지 '翔べ!ガンダム'이 BGM으로 깔려야될 분위기랄까.
사실 당장에라도 내리고 싶었는데..잠시 유리카모메 노선도를 참고하자.



원래 저것을 보려면 다이바역에서 내려야 한다. 하지만 저곳에 먼저 가버리면 뭐랄까...김이 빠져버린다고 할까? 가뜩이나 카메라가 마치 행군때의 k-1처럼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저걸 보면 다음일정은?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아마 (숙소 직행). 그래도 일단은 여행이고 일단은 오다이바이니 최소 파레트타운이라도 가봐야되는것 아닐까. 가장 맛있는 과자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두듯이(...) 라는 참 단순한 생각에

좋아. 시간이 없으니(이미 오후) 빅사이트는 생략하고 아오미에서 내려서 비너스포트+파레트타운을 본담에 후지티비 거쳐서 시오카제공원까지 걸어가보자. 딱보니 그닥 멀어보이지도 않는걸...아주 굿아이디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웠고 더운데다가 덥기까지 했다.
빅사이트 까지 봤으면 객사.
토요스까지 갔으면(동쪽의에덴의 그 토요스다)....뭐 일찌감치 유리카모메 타고왔겠지.



여튼 아오미에서 내렸고



이곳이 파레트 타운.



파레트타운에서 가장먼저 한일은..가장먼저 눈에띈 스타벅스로 뛰어들어간 것이었다.
아침...정확히 말하면 새벽에 아사쿠사의 맥도날드에서 맥모닝먹은 이후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던 것이 생각나니 갑자기 미친듯이 목이 타기 시작해서..생애 가장 맛있는 프라푸치노가 아니었을까..

잠깐 자리에 앉았는데, 앞뒤양옆자리의 모든 사람들이 무려 한국말로 떠들고 있었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차에 그닥 관심이 많지않은 나에게 파레트타운은 그닥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실내라 시원해서 좋았다는 정도? 그래서 건진사진도 몇장없다. やっぱり 역시 빅사이트를 갔어야했나? 뭐 그랬다면 진짜 사망플래그였을지도..







...여기서 뭔가를 먹었어야 했는데. 하긴 여기서 안먹었으니 시오카제공원의 야키소바가 그렇게 맛있었던 거였을테니...
피도 차고 엠도 차고. 이젠 마지막 관문. 카오스 쌩츄어리. 시오카제 공원행 웨이포인트를 열어라. 없으니 뛰어가자.

지금생각해도 확실히 그닥 먼거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대체 물집은 왜 잡혔을까-_-
날씨가 덥다 - 신발에 땀이 찼다 - 물집크리 대충 이러한 테크? 뭐 안내도를 잘못봐서 처음에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만
줄인다고 줄였지만 1박3일 여행짐에 카메라에..건담 야간조명 찍겠다고 빌려온 삼각대까지(하지만 볼헤드를 찾지 못해 결국 그저 짐이었을 뿐이었다는 훈훈한 뒷얘기) 주렁주렁 매달고 출발!


뭔지 모를것들을 많이 했다.-_- (님 일본어 공부좀) 사진도 영 띄엄띄엄이고.
워낙 힘들어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것도 있고. 과장좀 보태서 일찍이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더위였다. 걸어온 시간 자체가 하필 오후 2시~3시였던 까닭도 있겠지.

그렇게 도착한 시오카제 공원.
해체 이틀전인데도 다이바역에서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 또 사람들..아니 볼사람들은 이미 다 보고 간거 아닌가요?
몇바퀴를 빙빙돌다 마침내 공원안으로 진입한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은..



숨막히는 뒷태. *--* (응)
매 정각마다 머리가 움직이고 불이 켜지고 연기와 음성이 나오는 쇼(?)를 하는데
마침 내가 도착했을때는 3시를 약간 넘은시간. 그리고 모든 피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순간.





들었던 것보다, 생각했던 것보다, 화면에서 본것보다 훨씬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아마 처음의 느낌은..여길 다녀온 건덕후들 사람들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오길 잘했어 정말.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아까 얘기한 한시간간격의 쇼라던지, 건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준다던지, 저 다리사이로 지나가게 해준다던지..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그에 호응하는 사람도 많아 떠난이들의 빈자리는 그만큼의 사람들로 계속 다시 채워졌다.



역시 빼놓을수 없는 관련상품 판매. 거의 막바지라 대부분의 물품들이 매진상태였지만 매장에 들어가려는 대기열은 줄지 않았다.  마지막 열의 대기시간은 대략 1시간.



토요일 오후 공원을 거니는 한가로운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정신없이 보고 또 보고..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다.



슬슬 조명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손각대치고는 만족스러운..그만큼 많이 찍었으니 뭐..역시 물량엔 당할자가 없는가)











그렇게 3시부터 7시까지. 네시간동안 머무르며 다섯번의 쇼를 보았다. 야끼소바 하나와 몇병의 콜라에만 의지하여.
분명 체력은 없었는데 어디서 그런 의지가 나왔는지 모를일이다. 다만 좀처럼 떠날수가 없었을 뿐.
건담을 보면 살아나는 나는 뉴타입? 아니면 순수종인가? 俺がカンダムだ?

8시가 마지막 쇼타임이라는데..그것까지 보고 가기엔 무리였다.
이제 가면 다시 볼수 없겠지만..그래도 떠나지 아니할수 없으니..



가면서 본 마지막 뒷모습. 웬지 쓸쓸하고 발걸음이 무겁다.





그냥 가기 뭐해서 잡아본 레인보우 브릿지. 삼각대를 못쓰는것이 참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아쿠아시티 대강 둘러보고 다이바역에 갔더니 사람들이 역 밖까지 줄서있더라 -_-
그 사람 많은 와중에 새치기까지 하는 짱깨중국인 관광객들때매 좀 더 짜증이 났을 뿐이고 -_-
어찌어찌 절뚝절뚝 하마마츠쵸까지 와서 승리의 체크인!!

곧장 짐풀고 편의점에 달려가 밴드와 -_- 삼각김밥 + 아사히 + 프링글스 콤보 구입.
샤워하고 발에 꼼꼼히 밴드붙이고 침대에 누워 본토의 아사히 두캔 뚝딱 했더니 다른게 과연 행복일까 싶더라



근데 원정 끝난거 아냐? 낼은 어디가지?
뭐 어디든 좋아.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Zzz...
Posted by Driftwood